타로
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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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있다.
백발이 성하게 된 할머님과 할아버님의 일상과 그들이 사랑하는 모습을 담고, 그들이 이별하는 순간을 담은 영화다. 함께한 지 몇십 년이 된 부부 사이지만 여전히 서로를 바라보는 눈에는 사랑이 가득하고 행동 하나하나에는 자상함과 배려심이 배어 있다. 사랑이 그저 심장이 떨리고 설레는 것에서 오는 거라면 할머님과 할아버님의 모습은 무엇일까. 사랑은 이미 온데간데없지만 부부라는 이름으로 함께 하기 때문에 억지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일까. 하지만 그렇게 보기에는 화면 속에서의 두 분의 모습이 너무 행복해보였다. 그렇다. 사랑이란 가슴이 떨리고 마음이 설레는 그런 감정들에서 오는 것이 아니고 그것을 뛰어넘는 무언가로부터 오는 거기 때문에 그들도 여전히 그런 눈으로 서로를 바라볼 수 있었던 거다.
인터뷰에서 할아버님은 이런 말을 한다.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혼자여서 외롭던 내가 부인이 생기고 가족이 생겼으니 이 얼마나 행복하고, 더 바랄 것이 무엇이 있겠냐고. 다음 생에도 부부로 만날 것이라고.
사랑이란 상대방을 소중하게 여기는 마음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봤다. 이 사람으로 인해서 얻은 내 마음의 평안, 행복 같은 것들. 그 사람이 주었기에 그것들이 그토록 가치가 있고 더욱이 나아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그 때문에 상대방을 더욱 소중히 여길 수 있게 되는 것. 내가 좋아하는 영화 노트북의 대사 하나를 더 인용하고 싶다.
"최고의 사랑은 영혼을 일깨우고, 더 많이 소망하게 하고, 가슴엔 열정을, 마음엔 평화를 주지. 난 너에게서 그걸 얻었고 또한 너에게 그걸 주고 싶었어."
사랑이란 함께 성장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그 소중함을 그저 가슴속에 간직만 하는 게 아니라 소중하게 대해주는 것이다. 마음이 행동으로 표현될 때 서로의 믿음과 신뢰는 더 단단해질 수 있다. 그리고 그 신뢰는 사랑의 밑거름이 된다.
당신의 소중함을 모르고 당신을 떠난 사람은 그저 사랑이 뭔지 몰랐을 뿐이다. 설렘, 두근거림, 호감, 순간의 감정들에 목이 말라 눈앞에 있는 소중함을 알아보지 못한 것일 뿐이다. 그러니 스스로의 가치마저 의심할 필요는 없다. 나는 여전히 소중하고, 그것을 알아보지 못한 사람은 언젠가 후회할 것이니까. 사랑이란 무엇무엇이라고 우리가 정확히 정의할 수는 없겠지만 그 긴 시간을 함께 할수록 더 의미 있는 무언가로 가득 차는 것일 테니까.
- 만남은 지겹고 이별은 지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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